좋아하는 시(詩 능선)

함께 가지 우리 이 길을/김남주

능선 정동윤 2011. 9. 2. 09:01

함께 가지 우리 이 길을/김남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셋이라면 더욱 좋고 둘이라도 함께 가자

앞서 가며 나중에 오란 말이랑 하지 말자

뒤에 남아 먼저 가란 말일랑 하지 말자

둘이면 둘 셋이면 셋 어깨동무 하고 가자

투쟁 속에 동지 모아 손을 맞잡고 가지

열이면 열 천이면 천 생사를 같이 하자

둘이라도 떨어져서 가지 말자

가로 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주자

고개 너머 마을에서 목마르면 쉬었다 가자

서산 낙일 해 떨어진다 어서 가자 이 길을

해 떨어져 어두운 길

네가 넘어지면 내가 가서 일으켜 주고

내가 넘어지면 너가 와서 일으켜 주고

산 넘고 물 건너 언젠가는 가야 할 길

시련의 길 하얀 길 언젠가는 가야할 길

가로 질러 들판 누군가는 이르러야 할 길

해방의 길 통일의 길 가시밭길 하얀길

가다 못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