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젊은 날의 초상/송수권

능선 정동윤 2011. 9. 6. 14:35

젊은 날의 초상/송수권

 

 

위로 받고 싶은 사람에게 위로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슬픔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에게서 슬픔을

나누는 사람은 행복하다

더 주고 싶어도 끝내

더 줄 것이 없는 삶은 행복하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렇게 젊은 날을

헤매인 사랑은 행복하다

오늘밤의 고통 끝에 폭설로 지는 겨울밤을

그대 창문의 불빛을 떠나지 못하는

한 사내의 그림자는 행복하다

그대 가슴에 영원히 무덤을 파고 간 사람은

더욱 행복하다

아, 젊은 날의 고뇌여 방황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