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부처님 소나무/이영신

능선 정동윤 2011. 9. 6. 16:57

부처님 소나무/이영신

 

 

목포에서도

멀리 더 멀리

나가 앉은 홍도 단옷섬

절벽엔

소금바람 소리에 키가 자라지 않는

소나무 한 그루 살고 있다

발 아래엔 풍란 한 포기 키우질 않는다

빠돌 하나도 거느리지 않는다

혼자 살고 있다.친구도 먼 친척도 하나 없다

저녁 때면 이장을 맡은 낙조가

불그름해진 채로 한 번 휘익 돌아보고 갈 뿐

검푸른 바다 들판에

돔,농어네 가족 희희낙락하는 것

물끄러미 바라보고

시간이 들여다보고 물러나면

솔잎 옷 어쩌다 갈아입고...

한 번도 '호젓하다' 말하지 않는다

 

입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