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혼례/강문석
능선 정동윤
2011. 9. 7. 12:49
혼례/강문석
우면산 아침 햇살 듬뿍 받아
순금 부채살로 활짝 펼치신
떡갈나무 큰 잎 위에서
빨간 등딱지에 까만 점박이 무당벌레 숫컷이
꽃가마 타듯 암컷 등에 올라타고
호습게 혼례를 치르고 있다
고것 참, 예쁘다
우리들 화촉동방의 꽃잠을 유인하는
몰약이 바로, 조것이었다니
꽃잠의 꿈같은 불길이 페르몬 파장을 일으켜
우주 망망대해로 날아간다
파장은 나비효과 되어
어느 은하에 아주 우연같이 닿아서
상사의 불을 지르는지?
백만 년을 뜸들이던 미지의 두 은하(3c321)가
춘정에 겨워 막 흘레를 붙었다는데,
흘레는 향후 천만 년 내지
일억 년이나 더 계속되리라는데....
오 벅차게 길기도 한 우주 오르가즘이여
삼라만상, 색동 피붙이들의 시원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