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콩알 하나/김준태

능선 정동윤 2011. 9. 7. 16:23

콩알 하나/김준태

 

 

누가 흘렸을까

 

막내딸 찾아가는

다 쭈그러진 시골 할머니의

구멍 난 보따리에서

빠져 나왔을까

 

역전 광장

아스팔트 위에

밟히며 뒹구는

파아란 콩알 하나

 

나는 그 엄청난 생명을 집어 들어

도회지 밖으로 나가

 

강 건너 밭이랑에

깊숙이 깊숙이 심어 주었다

그때 사방팔방에서

저녁 노을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