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시간의 구멍/홍영철

능선 정동윤 2011. 9. 8. 09:41

시간의 구멍/홍영철

 

 

멋대로 하세요

나는 당신 것이예요

옷을 벗기시든지

주무르시든지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그러나 사랑하진 말아요

밑지는 건 당신이기 때문에

당신을 위해 그것만은 안 되겠네요

심각한 척도 마세요

그냥 우리 편하게 지내요

자, 가까이 오세요

아니, 가까이 오시든지 마시든지

마음대로 하세요

당신의 욕망 앞에 나는

순진한 창녀예요

즐거움도 아픔도 모두 껴안는

그런 작은 구멍이예요

멋대로하세요, 당신

나는 나의 것도 너의 것도

그의 것도 아무 것도 아니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