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차라리 내가 걷겠다/문동만

능선 정동윤 2011. 9. 8. 14:30

차라리 내가 걷겠다/문동만

 

 

누군가 걸어야 할 길이라면

차라리 내가 걷겠다

잃을 것이라고는 알몸뚱이

까마귀 우짖는 시체의 산이라도

피 흐르는 강이라도 내가 걷겠다

그 누구 따르라 말하지 않고

손짓하지 않으며

갈가 말까 망설이지 않고

누군가 미쳤다 손가락질하면 정밀 미친놈처럼

그러니 넉넉히 웃어 보이며

이 세상 미치지 않고는

제대로 갈 길은 다 막혔노라 말하며

누군가 걸어야 할 길이라면

차라리 내가 걷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