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하루살이/한승원

능선 정동윤 2011. 9. 8. 16:43

하루살이/한승원

 

 

사랑 주체 못해 엎치락뒤치락한 내 영혼의 살비늘들

자기가 무슨 장자의 붕새라고

천만 리 머나먼 허공 날아서

꽃구름 세상 한복판에 놓인

그대의 침실

방충망 틈새로 들어가

물너울 같은 침대머리

첫 관계 때 흰 요에 흘린 생피 빛깔의 새끼전등불에 비친

그대의 얼굴과 몸 냄새에 취해

옴마니반메홈 옴마니반메홈

발기하고 사정하고 다시 또 발기하고 사정하고

허섭스레기처럼 가벼워 지다가

이튿날 아침

그대의 진공청소기의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우리 함께 맛보는 한 오라기의 치자빛 현기증 같은 열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