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오동나무 배

능선 정동윤 2011. 4. 28. 16:32

오동나무 배

 

오동나무는

유년의 푸른 꿈이

우듬지 끝에까지 수액 밀어올린다

깊이 뿌리 내리면 

봄날 가득 새순을 피워내고

바람에 씻긴 연보라 꽃잎 속 

갈맷빛 향기가 뒤뜰을 넘어간다

 

둥글고 시원한 이파리

은은히 울리는 오동꽃의 합주

온 몸을 뒤흔드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의지,

세상이 잠든 밤에도

아득한 별빛을 검색하는

결 곱고 뒤틀리지 않은 바탕

옹골찬 기둥으로 잘 자란다

 

이제 이 오동나무 베야 할 때

올곧은 줄기와

생채기 같은 옹이도 대패질하여

풍랑 이겨 낼

배 한 척 만든다

매끄러운 오동나무 배에

하얀 면사포 돛을 달고

조팝나무 꽃잎 같은 물거품 남기며 

큰 바다로 나아가라

두 손 크게 흔들며 떠나거라

내 아이야,

신앙 깊은 유월의 신부야

 

혹, 어두운 곳을 항해하다

두려우면 막막하면

고개들어 북두칠성을 찾아라

하늘시 중구 은하동 별-625번지

별들로 둘러싼 네모난 울타리

북두칠성의 바가지 부분

아빠 이름으로 등기해 두었단다

 

너에게 주마,

너희의 젊은 꿈을 담아보아라.

 

 

오동나무 배

 

오동나무는

유년의 푸른 힘으로

일생의 높이까지 올라간다.

한 번 뿌리 내리면 

하늘 가득 새순 피워내고

연보라 꽃잎 바람에 씻기어

일제히 퍼지는 진한 종소리

갈맷빛 향기로 뒤뜰을 넘어간다.

 

이제 그 오동나무 베야 할 때.

 

여름은 그늘 가을엔 수채화

흐린 밤에도 긴 가지 뻗어

희미한 별빛 검색하는

단단한 재목이 되었구나.

결이 곱고 뒤틀리지 않은 바탕

웃자란 옹이도 대패질하여

풍랑 이겨 낼 배 한 척 만든다.

 

잎은 둥근 오 각, 꽃잎은 다섯

바람 불면 딸각딸각

당찬 오동나무 배에

하얀 면사포 돛을 달고

사랑과 그리움 뱃머리에 묶어

큰 바다로 나아가라

두 손 크게 흔들며 떠나가거라.

내 아이야,

신앙 깊은 유월의 신부야.

 

혹, 어두운 곳을 항해하다

두려우면 하늘을 보아라.

북두칠성을 찾아라.

북두칠성의 바가지 공간

별들이 둘러싼 네모난 울타리

하늘시 중구 은하동 별-625번지

아빠 이름으로 등기해 두었단다.

 

너에게 주마,

너희의 꿈을 담아보아라.

 

 

 

오동나무 배

 

오동나무는

탄탄한 유년의 힘으로

일생의 높이까지 올라간다.

한 번 뿌리 내리면

초록으로 번지는 꽃향기

연보라 종소리의 낮은 울림이 

뒤뜰 가득 번진다.

이제 그 오동나무 베야할 때

 

더울 땐 그늘이 되어주고 

깊은 밤에도 가지를 뻗어

푸른 별빛들 검색하며

단단한 재목이 된 오동나무

결이 곱고 뒤틀리지 않은 바탕

슬픈 옹이를 대패질하여

풍랑 이겨 낼 배 한 척 만든다.

 

잎은 둥근 오 각, 꽃잎은 다섯

바람 불면 딸각딸각

최첨단 빈틈없는 오동배에

하얀 면사포 돛을 달아

박수와 환호 받으며 큰 바다로

두 손 크게 흔들며 떠나거라.

내 아이야,

신앙 깊은 유월의 신부야.

 

혹, 어두운 곳을 항해하다

두려우면 하늘을 보아라.

북두칠성을 찾아라.

북두칠성의 네모난 바가지 공간

한반도보다 넓은 별들의 울타리

하늘시 중구 은하동 별-625번지

아빠 이름으로 모두 등기해 두었단다.

 

너에게 주마, 너희의 꿈을 담아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