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 배
오동나무 배
오동나무는
유년의 푸른 꿈이
우듬지 끝에까지 수액 밀어올린다
깊이 뿌리 내리면
봄날 가득 새순을 피워내고
바람에 씻긴 연보라 꽃잎 속
갈맷빛 향기가 뒤뜰을 넘어간다
둥글고 시원한 이파리
은은히 울리는 오동꽃의 합주
온 몸을 뒤흔드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의지,
세상이 잠든 밤에도
아득한 별빛을 검색하는
결 곱고 뒤틀리지 않은 바탕
옹골찬 기둥으로 잘 자란다
이제 이 오동나무 베야 할 때
올곧은 줄기와
생채기 같은 옹이도 대패질하여
풍랑 이겨 낼
배 한 척 만든다
매끄러운 오동나무 배에
하얀 면사포 돛을 달고
조팝나무 꽃잎 같은 물거품 남기며
큰 바다로 나아가라
두 손 크게 흔들며 떠나거라
내 아이야,
신앙 깊은 유월의 신부야
혹, 어두운 곳을 항해하다
두려우면 막막하면
고개들어 북두칠성을 찾아라
하늘시 중구 은하동 별-625번지
별들로 둘러싼 네모난 울타리
북두칠성의 바가지 부분
아빠 이름으로 등기해 두었단다
너에게 주마,
너희의 젊은 꿈을 담아보아라.
오동나무 배
오동나무는
유년의 푸른 힘으로
일생의 높이까지 올라간다.
한 번 뿌리 내리면
하늘 가득 새순 피워내고
연보라 꽃잎 바람에 씻기어
일제히 퍼지는 진한 종소리
갈맷빛 향기로 뒤뜰을 넘어간다.
이제 그 오동나무 베야 할 때.
여름은 그늘 가을엔 수채화
흐린 밤에도 긴 가지 뻗어
희미한 별빛 검색하는
단단한 재목이 되었구나.
결이 곱고 뒤틀리지 않은 바탕
웃자란 옹이도 대패질하여
풍랑 이겨 낼 배 한 척 만든다.
잎은 둥근 오 각, 꽃잎은 다섯
바람 불면 딸각딸각
당찬 오동나무 배에
하얀 면사포 돛을 달고
사랑과 그리움 뱃머리에 묶어
큰 바다로 나아가라
두 손 크게 흔들며 떠나가거라.
내 아이야,
신앙 깊은 유월의 신부야.
혹, 어두운 곳을 항해하다
두려우면 하늘을 보아라.
북두칠성을 찾아라.
북두칠성의 바가지 공간
별들이 둘러싼 네모난 울타리
하늘시 중구 은하동 별-625번지
아빠 이름으로 등기해 두었단다.
너에게 주마,
너희의 꿈을 담아보아라.
오동나무 배
오동나무는
탄탄한 유년의 힘으로
일생의 높이까지 올라간다.
한 번 뿌리 내리면
초록으로 번지는 꽃향기
연보라 종소리의 낮은 울림이
뒤뜰 가득 번진다.
이제 그 오동나무 베야할 때
더울 땐 그늘이 되어주고
깊은 밤에도 가지를 뻗어
푸른 별빛들 검색하며
단단한 재목이 된 오동나무
결이 곱고 뒤틀리지 않은 바탕
슬픈 옹이를 대패질하여
풍랑 이겨 낼 배 한 척 만든다.
잎은 둥근 오 각, 꽃잎은 다섯
바람 불면 딸각딸각
최첨단 빈틈없는 오동배에
하얀 면사포 돛을 달아
박수와 환호 받으며 큰 바다로
두 손 크게 흔들며 떠나거라.
내 아이야,
신앙 깊은 유월의 신부야.
혹, 어두운 곳을 항해하다
두려우면 하늘을 보아라.
북두칠성을 찾아라.
북두칠성의 네모난 바가지 공간
한반도보다 넓은 별들의 울타리
하늘시 중구 은하동 별-625번지
아빠 이름으로 모두 등기해 두었단다.
너에게 주마, 너희의 꿈을 담아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