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1. 9. 15. 08:52

강/이정록

 

 

양수를 여섯 번이나 담았던

당신의 아랫배는

생명의 곳간, 옆으로 누우면

내가 제일 고생 많았다며

방바닥에 너부러진다

긴장을 놓아버린 아름다운 아랫배

누가 숨소리 싱싱한 저 방앗간을

똥배라 비웃을 수 있는가

허벅지와 아랫배의 터진 살은

마른 들녘을 젹셔나가는 은빛 강

깊고 아득한 중심으로 도도히 흘러드는

눈부신 강줄기에 딸려들고파

나 문득,취수장의 물처럼 소용돌이 친다

뒤룩뒤룩한 내 뱃살은

인품인양 어루만지는 생명의 무진장이여

방바닥도 당신의 아랫배에 볼 비비며

쩔쩔 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