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오리(五里)/우대식

능선 정동윤 2011. 9. 15. 13:07

오리(五里)/우대식

 

 

오리만 더 걸으면 복사꽃 필 것 같은

좁다린 오솔길이 있고

한 오리만 더 가면 술누룩 박꽃처럼 피던

향이 박힌 성황당나무 등걸이 보인다

그곳에서 다시 오리

봄이 거기 서 있을 것이다

오리만 가면 반달처럼 다사로운

무덤이 하나 있고 햇살에 겨운 종다리도

두메 위에 앉았고

오리만 가면

오리만 더 가면

어머니, 찔레꽃처럼 하얗게 서 계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