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소사 가는 길, 잠시/신용목

능선 정동윤 2011. 9. 15. 13:31

소사 가는 길, 잠시/신용목

 

 

시흥에서 소사 가는 길, 잠시

신호에 걸려 버스가 멈췄을 때

 

건너 다방 유리에 내 얼굴이 비쳤다

 

내 얼굴 속에서 손톱을 다듬는, 앳된 여자

머리 위에 기원이 있고 그 위엔

 

한 줄 비행기 지나간 흔적

 

햇살이 비듬처럼 내리는 오후

차창에도 다방 풍경이 비쳤을 터이니

 

 

나도 그녀의 얼굴 속에 앉아

마른 표정을 다듬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당신과 나는,겹쳐서 있었다

 

머리 위로 바둑돌이 놓여지고 그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