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9. 5. 18. 12:47

고궁

 

 

궁궐은

북쪽 지붕 기왓장 틈에

이끼 같은 세월을 기록하고

단청의 화려함으로

아픈 실록을 어루만진다.

 

화재가 두려운 굴뚝

수 복 흉배로 위로받고

아름다운 꽃담엔

슬픈 여인의 한숨 소리

달빛에도 바랜다

 

뒤뜰에 핀

해당화 붉은 열매엔

가시처럼 아팠던

궁녀의 외로운 넋이

파란 하늘 아래

동글동글 맺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