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차라리 시를 가슴에 묻는다/정희성

능선 정동윤 2011. 9. 21. 09:55

차라리 시를 가슴에 묻는다/정희성

 

 

발표 안 된시 두 편만

가슴에 품고 있어도 나는 부자다

부자로 살고 싶어서

발표도 안 한다

시 두 편 가지고 있는 동안은

어느 부자 부럽지 않지만

시를 털어버리고 나면

거지가 될 게 뻔하니

잡지사에서 청탁이 와도 안 주고

차라리 시를 가슴에 묻는다

거지는 나의 생리에 맞지 않으므로

나도 좀 잘 살고 싶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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