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바다/정동윤 목멱산서 내려다보면 도시에 구비치는 여울물 소리 남산의 등대를 휘감고 도는 파도는 붉은빛으로 출렁이고 밀려온 파도가 백악산에 부딪쳐 밤 하늘의 희미한 별들이 산봉우리로 소리 없이 미끄러지듯 어둠 속으로 사그라드는데 눈이 부신 불빛의 서울역에서 전철로 한 시간만 서쪽으로 가면 아직도 자연의 솜씨가 남은 작은 섬 월미도에 닿을 수 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 바다의 품에 안긴 인간의 삶 신과 인간의 경계에서 반달의 꼬리 닮은 월미도는 여유롭다 은퇴 후 난 바다와 산을 아내는 백화점과 병원을 가리키다 우린 쉽게 손을 잡았다 도시에 머물며 자주 바다로 가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