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준비/정동윤
이 봄에 잠시 떠나노라
고마웠던 산들아
그리울 골목들아
눈 감고도 찾아갈 오솔길아
다시 올 때까지 잘 있거라
해 질 무렵 낙조들아
불콰한 구름들아
홀로 뜨는 저녁 별아
함께 가자꾸나
하늘을 달리는 태양 마차야
그리움 사무치는 달빛 수레야
태평양 날아날아 함께 떠나자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시렸던 가슴아
일 년 내내 한 계절인 땅
가슴 시린 날이 사그라질까
익숙한 내 땅의 아침 공기야
참으로 귀한 오전의 일상들아
즐거웠던 오후의 외출아
가을이 올 때까지 잘 있거라.
*4월 20일에 떠나 9월 중순쯤
돌아올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