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으로 향하는 국도에서 바라본 소양강의 수위는 부쩍 높아져 있어 지난 밤에 내린 비의 양을 짐작할 수 있었다. 20여분을 달리니 상남은 좌회전하라는 안내판이 나왔다. 산으로 둘러싸인 도로를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한 채, 두 채 집이 보이기 시작했고 어느새 내린천은 도로 옆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내린천 물줄기를 따라 10여분 가량 더 들어가 오래된 나무가 많아 이름 붙여졌다는 고목동(古木洞)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편편한 산길을 산책하듯 올라간 곳엔 밤나무 숲이 있었고, 까실까실한 연녹색 밤송이가 달린 밤나무 사이로 어림잡아 지름 50cm가 넘는 밤나무가 드문드문 보였다. 이 곳의 고목은 밤나무였구나! 이 나무들은 어떤 사연이 있어서 마을 이름을 대표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인제군 향토 사료집]에서 찾을 수 있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곳에 밤나무가 심겨진 이유가 어떻든 밤나무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밤나무 원목은 철도침목 · 가구 · 칠기 등으로, 용재로 쓰기 어려운 것은 버섯재배용 나무로 사용된다. 또한, 겨울밤 간식거리로 유명한 열매(밤)는 제사상 · 차례상 및 결혼식 폐백에도 빠지지 않으며, 마누카꿀 보다도 효능이 우수한 밤꿀 역시 밤나무가 주는 선물이다. 죽어서도 동 · 식물의 서식처가 되어 숲의 일원으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밤나무의 좋은 점을 율곡선생은 미리 아셨던 것은 아니었을까?
< 산림문화유산 리포터 최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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