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병은 예나 지금이나-젊은 시인에게/조병화
인생이란 별 거 아니어서
인생이란 예나 지금이나 별 거 아니어서
사람이란 예나 지금이나 다른 것이 아니어서
옛날 내가 그 나이에
심히 앓았던 그 열병을
지금 당신이 그 같은 병을 앓고 있구려
어쩌면 그렇게도 같은 병일까
그 열병에는 약이 없는지라
그 열병에는 특별한 약이 없는지라
세상이 극도로 발달되었다 해도
그 열병에는 별다른 특효약이 없는지라
그 병은 그대로 앓을 수 밖에
그 병은 그대로 세월을 보낼 수 밖엔
그 병은 세월만이 고치는 병이어서
이쯤 나만큼 늙어서야 스스로 낫는 병이어서
세월이 가면 스스로 낫는 병이어서
그 병은 잊어야 낫는 병이어서
완쾌란 없는 병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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