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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무들/김기택

능선 정동윤 2011. 10. 2. 11:59

어린 나무들/김기택

 

 

새로 난 산길을 따라 나무들이 베어져 있다

이제 겨우 소녀의 종아리 굵기만큼 자란

나무들이다

근육과 핏줄이 잘려나간 동그란 단면마다

잔잔한 파문이 일고 있다

한쪽에는 껍질이 벗겨진 나무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강제로 벗겨진 하반신처럼 유난히

희어서 부끄러운 살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