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혁이와 규웅이.

능선 정동윤 2015. 5. 4. 09:26

동기들 중에

그림으로는 수채화를 즐겨 그리는

이규웅이 있다면

글씨로는 해서체에 일가견이 있는

문제혁이 있다.

제혁이는 한국서가협회에서 인정하는

초대작가에 선정 되었다.

초대작가란 대한민국 서예전람회 등에서 입선(1점),

특선(3점),우수상(5점),대상(7점)을 취득하여 총 12점이 넘어야

초대작가에 선정 된다고 한다.

서예(중국은 서법,일본은 서도)에 깊이를 더하여 많은 작품을 기대해 본다.

 

 

            안화사 치재(安和寺致齋)

 

                                            김부식(金富軾)

窮秋影密庭前樹  靜夜聲高石上泉 [궁추영밀정전수  정야성고석상천]
睡起凄然如有雨  憶曾蘆葦宿漁船 [수기처연여유우  억증노위숙어선]

깊은 가을에 뜰 앞 나무는 그림자 빽빽한데 / 고요한 밤 돌 위의 샘물, 소리가 높아라

자다가 일어나니 서늘하기 비 오는 듯하이 / 일찍이 갈대 숲 속 고깃배에 자던 일이 생각나누나

 

[주C-001]안화사 치재(安和寺致齋) : 치재는 제사나 불공(佛供)을 드리기 위하여 전날에 주육(酒肉)을 끊고 출입을 하지 못하게 하며 재계(齋戒)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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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곳을 오래 바라보고

본 곳을 깊이 내려다보고

구석구석 찬찬히 살펴보고

그 삶을 마음으로 이해하고

궁금하여 다시 찾아보고

그러면 조금의 안목이 생길까?

 

친규 규웅이의 수채화에서 꽃을 바라보는 그의 안목을 읽어본다.

해바라기처럼/정완영

 

 

해바라기는

그 대궁부터가 굵고 튼튼하다

키도 다른 꽃들과 상대도 안된다

웬만한 담장쯤은 휙휙 넘겨다본다

 

꽃판은 사발만큼.

꽃잎은 사자수염,

부릅뜬 눈이다

 

발등에 부어주는 물쯤으로는

아예 목을 축일 수 없다

먼 산을 넘어 온 푸른 소나기라야

생기가 돈다

 

장대비를 두들기고 가면

다른 꽃들은 온통 진창구가 돼도

그는 오히려 고개를 번쩍 든다

샛바람은 그의 몸짓

무지개는 그 음악이다

 

해님도

다른 꽃들에게처럼 집실 같은 보드라운 볕을

보내주는 것이 아니라

금빛 화살을 마구 쏘아 주는 것이다

 

손가락만한 화단에 피는

마을 조무라기 같은 꽃이 아니라,

 

군화신고 온 우리 아버지같이

키가 크고 늠름한 꽃

우리집을 삥 둘러 선 환한 꽃

 

나는

해바라기 같은

장하고 훤칠한 사람이 되고 싶다.


연잎에 맺힌 수정 몇 알

미처 떠나지 못한 외로움의 결정체

정오의 햇볕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날

모든 그림자 발 밑으로 숨기고

눈부시게 피어난 하얀 연꽃

그 마음 속엔 "천상천하 유아독존"

그 분을 품고 계신다.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목화

솜사탕보다  달콤하게 피어 난

하얀 꽃송이,

크게 한 입 베어 먹고 싶다.

배경은 흐리게 자신은 돋보이게.

여름과 가을 지나

따스한 겨울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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