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또 기다리는 편지/정호승

능선 정동윤 2011. 8. 17. 06:34

기다리는 편지/정호승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 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 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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