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입속의 가시

능선 정동윤 2019. 5. 23. 06:27

입속의 가시

 

 

음나무도

아까시나무도

그늘이 늘어날수록

자신을 지키던

가시는 줄었다.

 

늙어

몸은 가늘고

뼈는 가벼워져도

더 날카로워진

내 몸속의 가시,

 

뒷산 양지바른 곳

소나무 숲

그늘에 앉아

내 몸의 가시

망치 뒤쪽으로 뽑았다.

 

낡은 판자 속의

녹슨 못처럼

구부러지며 뽑혀도

내 입속의 가시는

뽑히지 않는다.

 

대패로도

쉬 없어지지 않을

내 속의 날카로움

세월의 빨랫줄에

바싹 말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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