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울음이 타는 강/박재삼

능선 정동윤 2011. 8. 18. 13:08

울음이 타는 강/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며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 질 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 보람도 내 보람도

그 기쁜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보것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