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란/박목월

능선 정동윤 2011. 8. 19. 12:37

란/박목월

 

 

이쯤에서 그만 하직하고 싶다

좀 여유가 있는 지금, 양손을 들고

나머지 허락받은 것을 돌려 보냈으면

여유있는 하직은

얼마나 아름다우랴

한 포기 난을 기르듯

애석하게 버린 것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가지를 뻗고

그리고 그 섭섭한 뜻이

스스로 꽃망울을 이루어

아아

먼 곳에서 그윽히 향기를

머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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