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봄은/신동엽

능선 정동윤 2011. 9. 1. 12:18

봄은/신동엽

 

 

봄은

남해에서도 북녘에서도

오지 않는다

 

너그럽고

빛나는

봄의 그 눈짓은

제주에서 두만까지

우리가 디딘

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

 

겨울은

바다와 대륙 밖에서

그 매운 눈보라 몰고 왔지만

이제 올

너그러운 봄은, 삼천리 마을마다

우리들 가슴 속에서

움트리라

 

움터서

강산을 덮은 그 마음의 쇠붙이를

눈 녹이듯 흐물흐물

녹여 버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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