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사랑이란/정일근
마음 속에 누군가를 담고 살아가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사랑하기에
젊은 날엔 그대로 하여 마음 아픈 것도
사랑의 아픔으로만 알았습니다
이제 그대를 내 마음 속에서 떠나보냅니다
멀리 흘러가는 강물에 아득히 부는 바람에
잘 가라 사랑아, 내 마음 속에 그대를 놓아보냅니다
불혹, 마음에 빈 자리 하나 만들어 넣고서야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사랑이란 누군가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비워놓고 기다리는 일이어서
그 빈 자리를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어서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나도 알게 되었다.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 위에 물 아래/최승호 (0) | 2011.09.16 |
---|---|
그믐달/문인수 (0) | 2011.09.16 |
고향 사람들/이성교 (0) | 2011.09.16 |
벌초, 하지 말 걸/유안진 (0) | 2011.09.16 |
강의 이마를 짚어주는 저녁 어스름/배한봉 (0) | 2011.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