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나에게 사랑이란/정일근

능선 정동윤 2011. 9. 16. 09:46

나에게 사랑이란/정일근

 

 

마음 속에 누군가를 담고 살아가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사랑하기에

젊은 날엔 그대로 하여 마음 아픈 것도

사랑의 아픔으로만 알았습니다

이제 그대를 내 마음 속에서 떠나보냅니다

멀리 흘러가는 강물에 아득히 부는 바람에

잘 가라 사랑아, 내 마음 속에 그대를 놓아보냅니다

불혹, 마음에 빈 자리 하나 만들어 넣고서야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사랑이란 누군가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비워놓고 기다리는 일이어서

그 빈 자리를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어서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나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