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詩論)들

- '未堂산문'중에서

능선 정동윤 2011. 9. 20. 07:11

일생 동안 문학공부를 하고 글쓰고 살려는 사람들이 또 늘 이어
서 마음을 써야 할 것은 〈1. 어떻게 사회에서 사람노릇을 제대로 하
며 살아갈 것인가? 2. 사회의 모태인 자연과의 관계는 어떻게 잘
이어 갈 것인가? 3. 역사 속의 자기라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서 세
워 나갈 것인가?〉하는 세 가지 문제다.


이 첫번째의 문제에 대해서는 나는 아래와 같이 생각한다.
한 민족사회를 지배하는 정치권력이 아돌프 히틀러는 독일 나치
스 시절이나 2차대전 말기의 일본의〈도죠히데끼〉의 군국주의 시절
이나 스탈린을 비롯한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 시절같이 개인의
자유와 평화와 가족적 번영을 못 견디게 억압하는 때에 놓이어서
어떤 항거도 성취할 가능성이 없거든 어떻게라도 해서 여기서 탈
출하거나 그것도 안되건 침묵하는 수풀의 나무들처럼 침묵하는 속
에서 그 강압 정권이 자연의 섭리를 따라 무너질 날을 기다리며 살
아 남아 갈밖에 없겠다.


그리고 둘째 문제에 대한 내 생각은 또 아래와 같다.
자연을 마치 오랫동안 버려운 고향집같이 생각해서 어쩌다가 한
번씩 찾아들면 되는 것으로 간주하지 말고, 우리가 늘 이어서 숨쉬
며 살고 있는 이 숨결의 모태로서 느끼고 생각하면서 살아온 그 예
부터의 느낌과 사고방식을 회복해 사는 것이 좋겠다. 아무리 복잡
하고 바쁜 일터에서라도 때때로 허리를 피고 하늘 쪽을 보며 거기
가 우리들의 숨결의 본고장임을 실감해 살도록 해라. 그래 이 실감
이 더 간절해지면 더 간절해질수록 그대의 목숨의 계속에도 더 좋
을 것이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짬을 얻어 맑은 수풀 속도 거닐고,
바닷가의 한때씩도 갖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뭇 생명들의 본
고향과의 교류를 점점 더 두터이 해가야 한다. 그래야만 사회에서
생기는 온갖 협소함을 완화하고 키워갈 수 있는 것이다.


셋째번 문제에 대한 내 생각은 또 아래와 같다.
문학을 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무얼하는 누구거나 다 그래야만
할 것이지만, 우리는 늘 역사 속에서 무얼하고 있다는 역사적 의식
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문학작품을 쓰는 사람이라면 과거의 문학
사가 이룬 문학업적들을 현대문학의 관점에서 취사선택해 발전시
키는 각도에서 작품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니, 또한 여기에서 미래
의 문학을 위한 좋은 유산이 되어야 할 것도 자연히 의도하며 글을
써야 할 것이다. 나는 이것을 문학작품을 쓰는 이가 안 가져서는
안될 역사의식이라고 한다. 이것이 없으면 그것은 그걸 쓰는 본인
들에게도 그저 불확실한 것이 될 뿐일 것이다.



- '未堂산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