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길을 잃다/곽효환

능선 정동윤 2011. 9. 23. 14:56

길을 잃다/곽효환

 

 

3월에 큰 눈이 내린 후

황새 한 무리 길을 잃었다

검고 흰 날개를 펴고

철원 평야를 건너 순담계곡을 배회하다

날개를 접었다

바이칼호가 아득하다

 

나도 어딘가에 길을 잃고 버려지고 싶다

아득히 잊혀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