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한 줄/신현정
저수지 보러 간다
오리들이 줄을 지어 간다
저 줄에 말단이라도 좋을 것이다
꽁무니에 바짝 붙어가고 싶은 것이다
한 줄이 된다
누군가 망가뜨릴 수 없는 한 줄이 된다
싱그러운 한 줄이 된다
뒤뚱뒤뚱하면서
엉덩이를 흔들면서
급기야는 꽥꽥대고 싶은 것이다
오리 한 줄 일제히 꽥 괙 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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