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오리 한 줄/신현정

능선 정동윤 2011. 9. 25. 06:53

오리 한 줄/신현정

 

 

저수지 보러 간다

오리들이 줄을 지어 간다

저 줄에 말단이라도 좋을 것이다

꽁무니에 바짝 붙어가고 싶은 것이다

한 줄이 된다

누군가 망가뜨릴 수 없는 한 줄이 된다

싱그러운 한 줄이 된다

뒤뚱뒤뚱하면서

엉덩이를 흔들면서

급기야는 꽥꽥대고 싶은 것이다

오리 한 줄 일제히 꽥 괙 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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