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과 입산/천양희
높은 산만이 장한 산이라 네가 말했을 때
깊은 산일수록 좋은 산이라 내가 말했다
산이 높아야 사람이 오를만하다고 네가 말했을 때
산은 깊어야 사람이 들만하다고 내가 말했다
너는 젊어 올라가려고만 하고
나는 늙어 들려고만 한다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너는 등정주의자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나는 등로주의자
산이 거기 있어 오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기에 산에 드는 것이다
등산이냐 입산이냐 다투지 말자
산은 늘 거기 그대로 있으니.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화,첫사랑/김선우 (0) | 2011.09.26 |
---|---|
좋은 날/천양희 (0) | 2011.09.26 |
그 자리/천양희 (0) | 2011.09.26 |
나무를 낳는 새/유하 (0) | 2011.09.26 |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이기철 (0) | 2011.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