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등산과 입산/천양희

능선 정동윤 2011. 9. 26. 23:42

등산과 입산/천양희

 

 

높은 산만이 장한 산이라 네가 말했을 때

깊은 산일수록 좋은 산이라 내가 말했다

산이 높아야 사람이 오를만하다고 네가 말했을 때

산은 깊어야 사람이 들만하다고 내가 말했다

너는 젊어 올라가려고만 하고

나는 늙어 들려고만 한다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너는 등정주의자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나는 등로주의자

산이 거기 있어 오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기에 산에 드는 것이다

 

등산이냐 입산이냐 다투지 말자

산은 늘 거기 그대로 있으니.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화,첫사랑/김선우  (0) 2011.09.26
좋은 날/천양희  (0) 2011.09.26
그 자리/천양희  (0) 2011.09.26
나무를 낳는 새/유하  (0) 2011.09.26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이기철  (0) 2011.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