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이성부
가까이에 있는 산은
항상 아내 같다
바라보기만 해도 내 것이다
오르면 오를수록 재미있는 산
더 많이 변화를 감추고 있는 산
가까이에서 더 모르는 산
그래서 아내 같다
거기 언제나 그대로 있으므로
마음이 놓인다
어떤 날에는 성깔을 보이고
어떤 날에는 너그러워 눈물 난다
칼바위 등걸이나 벽이거나
매달린 나를 떠밀다가도
마침내 마침내 포근히 받아들이는 산
서울 거리 어디에서도
바라보기만 하면 가슴이 뛰는 산
내 것이면서 내가 잘 모르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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