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인/임강빈
당신은 서정시인
빛 바랜 서정시인
산등성이에서
억새풀 흔드는
그런 시늉을 하다가
큰 길을 피해
고샅을 만나는 달빛
허허 헛웃음 틈서리에서
눈물은 뜨겁고
오십이 훨씬 지나서야
철이 든 당신
혼자 있고 싶어하고
안으로 세상일 삭히는 당신
약해도 단단한 뼈
섭섭한 날 있다
소리치고 싶은 날 있다
맑은 물소리에 귀 세우는
당신은 아무래도 서정시인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동의 새벽/박노해 (0) | 2011.09.27 |
---|---|
버리고 싶은 날의 반복/임강빈 (0) | 2011.09.27 |
너희들에게/조재도 (0) | 2011.09.27 |
목숨을 걸고/이광웅 (0) | 2011.09.27 |
산에 언덕에/신동엽 (0) | 2011.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