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개-안동에서/김종길
병 없이 앓는
안동댐 민속촌 헛제사밥 같은
그런 것들을 시랍시고 쓰지는 말자
강 건너 임청각 기왓곡에는
아직도 북만주의 삭풍이 불고
한낮에도 무시로 서리가 내린다
진실은 따뜻한 아랫목이 아니라
성애 낀 창가에나 얼비치는 것
선열한 육사의 겨울 무지게!
유유히 날던 학 같은 건 이제는 없다
얼음 박힌 산천에 불을 지피며
오늘도 타오르는 저녁노을 속
깃털을 곤두세우고
찬바람 거스른
솔개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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