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물 속의 돌/이재무

능선 정동윤 2011. 9. 28. 15:30

물 속의 돌/이재무

 

 

동글동글한 돌 하나 꺼내 들여다본다

물속에서는 단색이더니 햇빛에 비추어보니

여러 빛 온몸에 두르고 있다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둥글납작한 것이 두루두루 원만한 인상이다

젊은 날 나는 이웃의 선의,

반짝이는 것들을 믿지 않았으며

모난 相에 정이 더 가서 애착을 부리곤 했다

처음부터 둥근 상이 어디 흔튼가

각진 성정 다스려 오는 동안

그가 웃었을 어둠 속 눈물 헤아려본다

돌 안에는 우리가 모르는 물의 깊이가 새겨져

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물이 그를 다녀갔을 것인가

단단한 돌은 물이 만든 것이다

돌을 만나 물이 소리를 내고

물을 만나 돌은 제 설움을 크게 울었을 것이다

단호하나 구족한 돌 물 속에 도로 내려놓으며

신발 끈 고쳐 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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