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헐거워짐에 대하여/박상천

능선 정동윤 2011. 9. 28. 21:26

헐거워짐에 대하여/박상천

 

 

맞는다는 것은

단순히 폭과 길이가

같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오늘 아침

내 발 사이즈에 맞는

250 미리 새 구두를 신었는데

하루 종일

발이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어요,맞지 않아요

 

맞는다는 것은 사이즈가 같음을 말 하는게 아닌가 봅니다

어제까지 신었던 신발은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어요

맞는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 헐거워지는 것인지 모릅니다

서로 조금 헐거워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편안해 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는 게지요

 

이제,나도 헐거워지고 싶어요

헌 신발처럼 낡음의 평화를 갖고 싶어요

발을 구부리면 함께 구부러지는

헐거운 신발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