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당선작

너와집/박미산 2008/세계일보

능선 정동윤 2011. 10. 4. 21:24

너와집/박미산

 

갈비뼈가 하나씩 부서져 내리네요

아침마다 바삭해진 창틀을 만져보아요

지난 계절보다 쇄골뼈가 툭 불거졌네요

어느새 처마 끝에 빈틈이 생기기 시작했나 봐요

칠만삼천 일을 기다리고 나서야

내 몸 속에 살갑게 뿌리 내렸지요, 당신은

문풍지 사이로 흘러나오던

따뜻한 온기가 사라지고

푸른 송진 냄새

가시기 전에 떠났어요, 당신은

눅눅한 시간이 마루에 쌓여 있어요

웃자란 바람이,안개가,구름이

허물어진 담장과 내 몸을 골라 밟네요

하얀 달이 자라는 언덕에서

무작정 기다리지는 않을 거예요, 나는

화덕에 불씨를 다시 묻어놓고

단단하게 잠근 쇠빗장부터 열 겁니다

나와 누워자던 솔향기 가득한

한 시절,당신

그립지 않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