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엔 가을 야구가 한창이고 들판엔 잘 익은 곡식들이 풍요롭고
산에는 단풍의 가을을 만끽하려는 등산객들이 범람한다
부드러운 흙길을 걸으며 생각하고 산을 오르며 사색하고 싶은 계절,
걸어도 덥지않고 쉬어도 춥지 않는 가을이라
친구 아이들의 결혼식도 여럿이 겹친다. 덕분에 주말이면 몹시 바쁘다.
친구 홍원이의 25인승 버스를 타고 산과 들, 바다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강화의 마니산에 올랐다.남해 사량도엔 비할 바 아니지만 능선을 타고 바위가 울퉁불퉁 많아
마치 용이나 공룡의 등을 닮았다고 우리들은 용의 능선 도는 공룡능선이라 부른다.
마니산 능선도 화강암이 길게 배치되어 있어서 천혜의 성벽으로 바다와 해안이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마니산은 기가 세다고 알려져 있다.그래서 인지 올라가는 계단엔 생기산(生氣山)이라 적혀 있었다.
강화 섬은 둘레에 53개의 돈대를 설치하여 외부의 침략을 대비한 흔적이 남아 있다.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굵직한 행사에는 마니산 참성단에서 불을 지펴
성화로 타오르게 한다.
마니산 정상에 있는 소사나무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소사나무라면 마니산 그 나무부터 떠올린다.
작은 관목인 소사나무가 교목처럼 듬직하게 150년 이상을 살아서 강화의 역사를 머금고 있는 듯하다.
소사나무도 벚나무처럼 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잎이 돋아난다.
암수 꽃이 동시에 피는데 암꽃은 위쪽에서 꼿꼿이 피고
수꽃은 아래쪽에서 고개 숙여 핀다.소나무처럼 근친상간을 피하려는 나무들의 지혜다.
마니산 등산 후에는 강화 나들길 8코스 중에 황산도에 잠시 들러서
해변 위로 500여 미터 정도 만들어진 테크 산책로를 다시 걸으며
갯벌과 해안의 풍경을 둘러 보았다. 여우비처럼 찔끔 비가 내리기도 하였지만 걷는데는 지장이 없었다.
자칭 약골이라는 영수도 완주를 하며 사믓 만족하는 웃음을 보여 주었다.
산과 바다,들판과 수로를 둘러보며 분대 병력의 친구들과 느긋한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규진이의 집에 들러서 아흔이 되신 어머님의 건강을 기원하였고 구순 잔치대신
우리친구들의 재롱과 사진을 함께 찍으며 주름진 어머님의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게 해 드렸다.
규진이는 모든 친구들께 강화도 특산의 순무 김치를 담아 주었다.규진아, 고맙데이.
운전을 맡은 홍원이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정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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