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중년, 상념

능선 정동윤 2013. 11. 25. 09:56

 

중년,상념/정동윤

 

불광동에서 수리봉 가는 길

둘레길 쉼터 근처

붉게 타오르는 단풍나무 아래

오늘의 산행을 마친 중년이

늦가을 바라보며 쉬고 있다.

 

단풍은

물드는 것이 아니라

독재의 초록이 모두 빠져

비로소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

 

낙엽은

자신만의 빛깔로

한 계절 여유롭게 흔들리다

미련없이 져버리는 것,


산 그림자 내려오면

낙엽은 단풍을 추억하고

맑은 중년의 눈빛은

후반의 새 삶 응시하다
다시 배낭 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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