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읽기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능선 정동윤 2014. 2. 27. 09:28

태초에 언어가 있었고,

언어가 인문학의 뿌리가 되었다!

 

단어 하나하나에 얽힌 이야기로

만만하게, 재미있게, 단단하게 인문학 하기

 

 

만만찮은 남자의 만만한 인문학 이야기

몇 년 전 새로운 공부법으로 50만 독자의 감탄을 자아냈던 조승연. 이후 끊임없이 경영, 음악, 미술, 외국어 등 다방면의 공부를 해온 그가,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지식의 총체를 그러모아 이번에는 인문서의 저자로 돌아왔다.

 

조승연표 인문학의 첫 번째 키워드는 언어. 영어, 이탈리아어, 불어 등 전 세계의 7개 언어를 공부하면서 그가 얻은 깨달음은 바로, ‘언어는 사람 공부라는 것이다. 언어에는 인간의 희로애락, 사랑과 갈등, 전쟁의 잔인함과 영웅들의 발자취, 예술과 문학의 원천이 스며있기 때문에, 언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곧 인문학을 한다는 것과 상통하는 셈이다. 조승연표 인문학의 두 번째 키워드는 이야기’. 공부는 재미있어야 한다던 조승연은 인문학 역시 재미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방적인 지식 나열 혹은 지식 주입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할 것, 그리고 그렇게 마주한 지식이 겉돌지 않고 바로 가슴과 머릿속에 깊숙이 스며들 수 있어야 할 것. 그래서, 조승연은 그 지식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이야기라는 노선을 취했다. 6,000년 전 유럽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일부터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일까지,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특유의 위트 넘치는 문체로 풀어본 이 책은 인문학의 참 재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줄 것이다.

 

우리는 단어 하나로 인문학 한다!

최근 인문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쏟아지고 인문학에 대한 암묵적 강요가 이루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인문학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재미있지도 않고 실생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도 않는 것 같은데, 정말 취업과 승진을 위해 억지로 인문서를 읽어야 하는 것일까?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독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어려운 용어, 백과사전식의 딱딱한 구성으로 대중들의 인문학에 대한 호기심을 초장부터 꺾어버린 수많은 인문서들의 책임이 크다.

 

<이야기 인문학>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쓰는 영어 단어들의 유래를 밝히면서 그에 얽힌 인문학적 지식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간다.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저 너머의 이야기들이 아니라, 길을 걷을 때 보이는 간판, 인터넷, 잡지, , 대화 속에서 흔히 마주하는 단어들 속에서 인문학적 가치들을 발견해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무심코 썼던 단어들이 달리 보이면서 세상을 달리 볼 줄 아는 지혜 또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언어의 낚싯줄에 걸린 기막힌 인문학

글래머는 문법 잘하는 여자’, 럭셔리는 바람난 남자’, 프리티는 속물’, 로맨스는 로마답다’, 키치패션은 쓰레기를 입다라는 뜻이라는 걸 아는지? 혹은, 날씨가 쌀쌀할 때 셔츠 위에 걸치는 카디건이 사실 어마어마한 재산을 지닌 영국의 한 귀족 이름에서 비롯되었고, ‘샌드위치가 모래 덮인 해안을 다스리던 한 백작이 개발해낸 전매특허품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이야기 인문학>에서는 이렇듯 단어 하나하나에 숨은 기막힌 반전을 만날 수 있다. 다른 인문서에서는 결코 읽을 수 없었던 색다른 이야기들을 만나고 나면, 지루했던 인문학이 더욱 유쾌하게 느껴질 것이다.

 

 

재미있고 쉽지만, 알아야 할 보편적 지식은 모두 담았다!

<이야기 인문학>은 읽는 동안 한 템포도 쉬고 싶지 않을 만큼 재미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담고 있는 인문학적 소양이 결코 가볍다거나 진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인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독자들에게 지적 호기심과 만족감을 충분히 선사할 수 있을 만큼, 책이 다루고 있는 범위는 상당히 방대하고 알차다. 인간 마음 속에 깊숙이 내재된 욕망유혹’,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가치인 사랑가족’, 우리의 현 모습을 대변하는 인간사회’, 인생의 즐거움인 예술여가’, 세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쟁계급’, 우리가 영원히 궁금해할 인간심리까지, 인문학이 다루는 모든 범위의 카테고리들을 알차게 담았다.

 

언어 속에 숨겨진 시공간을 관통하는 이야기와 지식을 재미있게, 그러나 제법 단단하게 전달해주는 인문학, 그리고 불필요한 권위와 무게감을 덜어내고 자연스레 삶 속에 스며드는 인문학, 그것이 바로 조승연표 인문학이다.

 

조승연

<공부기술> <그물망 공부법> 등 총 16권의 책을 출간했다. 조선비즈에 칼럼 인문학으로 배우는 비즈니스 영어를 연재 중이며, TV 프로그램인 ‘MBN-황금알’ ‘KBS-즐거운 책읽기’ ‘MBC-컬투의 베란다쇼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영어, 불어, 이탈리아어가 능통하고 독일어, 라틴어는 독해가 가능하다. 지금은 아랍어 기초회화를 공부 중이며, 한문과 중국어를 배우며 동양 언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영국계 컨설팅회사 UnfroZenMind에서 외부상임이사를 역임했으며 한국무역협회 등 국제 마케팅 리서치에 참여했다. 현재 오리진보카대표로, 세계에 수출할 영어어휘학습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고교 시절 미국 전국라틴어경시대회에서 우수상(Magna Cum Laude)을 받았으며, 미국 고등학생 문예지에 시와 단편소설이 실리는 등 다양한 언어 공부를 했다. 뉴욕대 경영학교(NYU Stern School)를 졸업하였고, 불어 공부 2년 독학 후에 프랑스 최고 미술사 학교인 에꼴 드 루브르에 합격해 2년간 수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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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모든’, ‘ora’선물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이 둘을 합한 ‘Pandora’모든 것을 선물받은 자라는 말이다. 이렇게 해서 최초의 여성 Pandora는 세상의 모든 죄악과 고통이 담긴 물병 하나에 선물들을 넣고 인간 세계로 내려갔다. 판도라가 인간 세계에 내려와 이 물병을 열자 거짓말, 질병, 모순, 공포 같은 인간을 괴롭히는 모든 나쁜 것들이 튀어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한번 뚜껑을 열면 어떤 재앙이 올지 모르는 복잡한 상황을 오늘날까지 판도라의 상자라고 부른다.

_‘판도라의 상자중에서

 

서양 사람들은 이렇게 서로 공격을 일삼는 잔인한 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매너manner’라는 것을 만들었다. manner을 뜻하는 ‘manus’에서 나온 말인데, ‘자기 자신을 손에 쥐다’, 즉 남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스스로를 꽉 붙들어 긴장을 풀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 우리는 서양 사람들을 보고 ! 매너 좋다.”라고 감탄하지만 그들의 매너 있는 말투와 제스처에는 죽기 싫으면 절대로 이 선은 넘지 마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들어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_‘영어에서 가장 잔인한 표현중에서

 

‘prince’는 의외로 인문학적 깊이가 배어있는 아주 미스터리한 단어인데, 어디에 붙이느냐에 따라 의미가 변하는 영단어계의 트랜스포머다. 예를 들면 세기의 미녀 그레이스 켈리와 결혼한 ‘The Prince of Monaco’는 모나코의 왕자가 아니라 국왕이다. 또 영국의 왕자는 ‘The Prince of England’가 아니라 애매하게도 옆 나라 이름을 붙인 ‘The Prince of Wales’. 학교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중요한 책이라고 배운 마키아벨리의 <The Prince>의 한국어 제목은 왕자론이 아니라 군주론이다.

_ ‘프리미엄 있는 사람, 프린스중에서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사람은 두 발로 걷기 때문에 하늘을 쳐다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우리는 동물과 함께 땅 위에서 살아왔지만, 두 눈만은 항상 높은 하늘과 먼 지평선을 바라보는, 꿈꾸는 동물이었다. 별과 달이 불변의 법칙에 맞춰 같은 시간에 뜨고 지는 것을 보면서 법과 질서를 만들었다. 별을 보고 자기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나무로 만든 뗏목에 몸을 싣고 태평양을 건너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의 원주민이 되기도 했다. 조그마한 방에 앉아 우주의 지도를 그릴 줄 아는 용기, 미지의 것을 이해하고 내 이성으로 정복하려는 욕심이 바로 인간과 동물의 차이다.

언어는 그런 역사와 동반 성장해왔다. 우리가 생각 없이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에 하늘로 고개를 치켜든 인간의 자부심과 존엄성이 배어있으니, 그 의미만 제대로 알고 사용해도 인간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_‘주피터의 어원은 하느님 아버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