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읽기

자기 통제의 승부사 사마의

능선 정동윤 2014. 2. 27. 09:30

승자가 되는 유일한 처세법은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기회를 실리로 만드는 인내와 절제의 성공학

 

삼국지의 많은 영웅호걸 중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인물은 단연 제갈량이다. 삼고초려는 인재 발굴의 전형적인 미사여구가 되었으며 적벽대전의 동남풍 일화는 제갈량을 신화화했다. 반면 삼국지 끝자락에 등장해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다라는 굴욕적인 고사의 주인공이 된 사마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한국인은 드물다. 하지만 사마의는 제갈량이 행한 다섯 차례의 북벌을 모두 막아냈고, 그의 일가는 4대에 걸쳐 조조 일가를 보좌하면서 단 한 차례도 핵심 인사에서 제외된 적이 없었으며, 마지막엔 쿠데타에 성공해 삼국을 통일한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우리는 자신을 신뢰하는 보스 밑에서 아랫사람의 존경과 동료들의 지지를 받으며 일했던 제갈량과는 달리, 차갑고 냉철했던 조조에게 기용되어 끊임없는 견제 속에서 일했던 사마의의 업무환경을 유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일과 임무를 생각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관계와 주위 여론을 생각해야 하는 현대인의 냉혹한 생존 여건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자기 통제의 승부사 사마의(위즈덤하우스 )는 중국 관리학 강의의 선두주자인 자오위핑 박사가 중국 인문학 강좌의 최고봉인 백가강단에서 진행한 10회의 강의를 정리한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낙네의 옷을 선물받는 굴욕을 당하면서도 실리 없이 군대를 움직이지 않고, 전장에서 승리를 거두고도 왕의 처벌을 바란다는 시를 지을 정도로 언행을 삼갔던 사마의의 처세학을 쉽고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사마의를 통해 참고 감추는 자기 절제의 미학이야말로 견제하는 상사와 하극상을 보이는 부하 직원, 고자질하는 동료들로 둘러싸인 냉혹한 업무 환경에서 살아남는 중간관리자의 생존술임을 강조한다.

 

 

 

중국 인문학 강좌의 최고봉 백가강단의 사마의 명강의

대륙 10대 강사 자오위핑에게 배우는 고전적 자기계발

 

이중텐의 삼국지 강의를 필두로 중국 전역을 인문학 열풍으로 들끓게 한 <백가강단>, ‘고급지식의 대중화를 모토로 기획한 인기 교양 프로그램이다. 배우 유덕화가 40시간 연속 시청한 것으로도 유명한 <백가강단>,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화두 선택과 깊이를 잃지 않은 전문 지식의 향연으로 평범한 대학생과 유수 기업의 CEO가 동시에 애청하는 방송이 되었다. 전국시대의 제자백가와도 같이, 동양 고전의 성지인 중국 본토에서 공인된 학자들이 펼치는 수준 높은 강연은 별다른 고민 없이 선택해도 높은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고전 길잡이라 할 만하다. 우리 서점가에는 각기 전문 분야에 치우쳐 고전의 맥락을 평면적으로 이해하고 일차적인 교훈을 나열하는 해설서가 적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 매체가 선정한 대륙 10대 강사 중 한 명인 자오위핑 박사의 사마의 강연은 이전에 제대로 접할 수 없었던 사마의라는 인물을 다층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책은 사마의가 그의 나이 30세에 조조에게 등용되어 4대 조씨 일가를 보좌한 40여 년의 행적을 좇아 날카로운 보스와 아둔한 부하직원들을 장악한 관리 비법, 전장에서 섣불리 패를 보이지 않고 승기를 얻는 절제의 전술, 상부의 신뢰를 받으면서도 역모에 성공한 내밀한 전략을 오늘날에 맞게 소개한다.

 

 

 

원전으로 만나는 사마의 열전

진서》〈선제기를 통해 생생하게 만나는 사마의의 관리술과 처세술

 

책의 옮긴이 박찬철은 귀곡자》《인물지》《장부의 굴욕등 국내에 생경한 중국 고전을 소개해, 대륙을 호령한 영웅호걸들의 필승 전략과 인사관리 지혜, 고난을 이기는 처세를 안내한 바 있는 중국 고전 전문가다. 책은 원서에 수록되지 않은 진서》〈선제기를 별도로 수록, 원전을 읽는 재미와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되었던 사마의를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사마팔달로 유명한 사마 가의 자녀교육의 비법과 위로는 겸허하면서도 아래로는 단호했던 사마의의 관계술 등 해설서에서는 쉽게 가늠하기 어려웠던 세밀한 관리 요소들을 원전의 생생한 기술을 통해 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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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자오위핑趙玉平 관리학 박사이며, 기업 관리 이론 및 팀장 리더십, 인력 자원과 중국 고전 관리 사상의 전문가이다. 청화대학교, 복단대학교, 성도전자과학대학에서 MBA 과정을 강의하며 연구 활동을 했다. 중국 국영 방송과 북경 TV의 인기 프로그램인 <심리방담><과교관찰>에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최근 10년간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중국왕통, 중국노키아그룹, 중국핵공업부, 중국석유그룹, 중국석유화학그룹, 상해대중자동차그룹 등 중국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기업에서 인사 관리 및 소통과 인력자원 관리를 지도했다. 이 책은 중국 국영 CCTV가 고급 지식의 대중화를 모토로 기획한 인기 교양 프로그램 <백가강단>의 저자 강의를 엮은 것이며, 같은 기획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이 국내 출간되었다. 전작 양산정치》《전통문화와 현대 리더십》《성공적인 매니저의 이미지메이킹》《부하 직원 장려와 육성》《강자보다 더 강해져라등은 모두 중국 내 대기업들의 훈련 교재로 사용되어 널리 호평을 받았다.

 

옮긴이

박찬철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졸업. 출판기획사 Culture Map 대표. 중국 관련 문화 콘텐츠를 기획 및 개발 중이다. 지은 책으로 귀곡자》《인물지》《장부의 굴욕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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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이 노력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인생과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중대한 요소 중 하나는 결정적인 시기에 정확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여 초조하고 불안해한다. 그렇다면 선택을 하는 데 있어 우리가 보고 따를 만한 규율이 있을까? 인생에서 중대한 선택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기회를 움켜쥐어야 할 것인가? 이 방면에서 사마의는 아주 탁월한 사람이었다. 아침에 저녁을 장담할 수 없는 격렬한 전쟁이 계속된 삼국시대에 사마의의 모든 선택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최종적인 결과는 사마의의 출중한 지혜와 능력을 증명했다. - 16

 

관리학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칼에서 가장 쉽게 금이 생기는 곳이 칼날이고, 창에서 가장 쉽게 마모되는 곳이 창끝이다. 능력이 뛰어난 핵심 인력일수록 조직에서 가장 쉽게 상처받을 수 있다.”조직의 리더는 칼날을 보호하고 창끝을 보호하듯이 우수한 인재를 보호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많은 리더들이 우수한 인재는 강자이고, 강자는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오해합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우수한 인재는 약자이고, 그들은 커다란 압박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인간관계의 압박이 있고 곧이어 학습의 압박, 성과 목표의 압박, 가정생활의 압박, 감정의 압박 등 수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영웅이 먼저 죽게 되면 아무도 영웅이 되려 하지 않을 것이고, 모범이 망가지면 아무도 모범이 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 51

 

조비와 같은 보스 아래에서는 어떻게 일을 해야 할까요? 육자잠언 중 나머지 세 글자는 , ,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은 겸허하게 자세를 낮추고 오만하게 처신하지 않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공을 세웠든지 꼬리를 내리고, 절대로 보스를 무시하지 않는 것입니다. ‘은 말을 온화하게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이치에 맞아도 결코 얼굴을 붉히거나 자극적인 말을 하지 않고 나지막이 말하는 것입니다. ‘은 비밀을 지키고, 할 말이 있으면 비공개로 하는 것입니다. 보스가 무슨 말을 하든 다른 사람에게 이를 말하지 않고 멋대로 전파해서는 안 됩니다. 사마의는 ’, ‘’, ‘이라는 세 글자에 기대어 아주 적절하게 처신을 했습니다. - 78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말하지만 언론이란 것이 필요한 이유는 발표하기 위함이지 발산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배설하기 위한 것은 더욱 아닙니다. 이것은 중요한 구별입니다. 사마의는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매우 신중했습니다. 그는 장기간 최고 통치자 주변에서 일하면서 한 차례 의심과 시기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당연히 신중하게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었습니다. 삼국지, 진서자치통감에 있는 많은 자료를 보면 사마의가 그의 관직 생활에서 개인의 감정이나 자신의 대우에 관해 결코 이야기한 적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설령 업무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에도 비교적 겸손한 태도로 요지만 간략하게 언급할 뿐 개인적 감정은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 153

 

사람은 천 일 동안 한결 같이 좋을 수 없고,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백 일 동안 붉게 피지 않는다. 人無千日好 花無百日紅.”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아름다운 꽃도 백일이 지나면 시들기 마련이고, 잘나가는 사람이나 열렬한 관계도 시간이 지나면 식기 마련인 것입니다. 순조로운 상황에서는 물론이고 역경에서도 잘 적응해 내는 것이 처세입니다. 여름을 보내는 것처럼 겨울도 잘 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잘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 주변에는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뜻을 이루어 득의만면할 때는 의기양양하지만 일단 좌절과 곤란을 만나면 낙담하여 기운을 잃고 일어나지 못합니다. 이는 모두 잘못된 것입니다. 큰일을 하려면 역경이라는 시험을 거쳐야 합니다. 강철은 뜨거운 불 속에서 단련되어 나옵니다. 눈부시고 아름다운 꽃도 거름 속에서 피어납니다. 인간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역경의 시험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 232

 

모든 팽창이 수반하는 것은 평가절하입니다. 통화팽창 즉 인플레이션이 초래하는 것은 화폐의 평가절하이고 사람의 마음이 팽창하는 것은 행복감의 평가절하입니다. 그러면 현실 생활에서 권력과 자원을 장악하거나 지명도가 높은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팽창을 제어할 수 있을까요?

가장 효과적인 것은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는 것입니다. 결과물이 불만족스럽더라도 과거 아무것도 없던 때를 떠올리면서 처음의 행복감을 돌이켜 맛보는 것입니다. 이를 있을 때는 항상 없을 때를 생각하고 눈앞의 즐거움을 평가절하하지 말라. 인생에서 매사를 처음 본 듯 대하면 행복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날들이 시작될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 238

 

이익으로는 보통 사람의 지지를 얻고, 가치로 뛰어난 사람의 지지를 얻는다. 일을 해서 실질적인 혜택이 있으면 보통 사람이 당신을 따르고, 일을 하는 데 비전이 있으면 뛰어난 사람들이 당신을 따른다.” 수호지에 나오는 양산박의 영웅들에게 하늘을 대신해 도를 행한다. 替天行道.”라는 원대한 목표가 없고 단지 금은보화나 나누어 먹자고 했다면 아마도 수많은 건달이나 졸개 나부랭이나 모았을 것입니다. 어찌 금은보화만으로 영웅들을 신복하게 할 수 있었겠습니까? 결코 그럴 수 없었을 것입니다. - 298

 

사마의는 제갈량과는 달랐습니다. 사마의는 머리로 리드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머리는 냉정하고 판단은 정확했습니다. 남다른 담력과 식견 그리고 뛰어난 전략에 의거하여 전쟁에서 하나하나 승리를 얻었습니다. 사마의의 일생은 다음 네 자로 총결할 수 있는데, ‘’, ‘’, ‘’, ‘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는 보통 사람처럼 사심과 잡념이 있었고 욕망과 권력에 대한 야심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마의의 일생을 읽다 보면 아마도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을 깨우치고 본보기가 되는 것들이 아주 많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마음속 세계에는 사마의처럼 사심과 잡념, 욕망과 야심이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같이 유혹으로 충만한 시대에 어떻게 자신의 내면 세계를 잘 관리해야 할 것인가는 모든 사람들이 직면한 커다란 과제입니다. - 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