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왕릉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능선 정동윤 2014. 3. 2. 17:47

 

봄이면 아낙들이 봄나물을 캐러 동네 산에 오르는데

봄만 되면 햇살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나도 덩달아 집을 나서고 싶다.

아직도 펄펄 뛰고 있는 내 혈관을 믿고

남은 내 삶의 가장 젊은 오늘을 확인하기 위해

늘어지는 주말의 나태함을 떨쳐버리려는 것이다.

 

최근 며칠간 숨을 쉬기도 어려운 미세먼지의 공습에 전전긍긍하다가

활짝 갠 아침 하늘을 보고 기꺼이 시간을 내고 돈을 지급하고

몸을 움직이기 위하여 현관을 나섰다.

 

아직 대지는 더운 입김을 내뿜고 있지 않지만

피부로 스치는 바람의 세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또 골목이나 구석진 곳에서는 심술 굳은 돌풍이 한바탕 지나가며

바닥의 먼지를 털어내고 묵은 낙엽들을 한곳으로 몰기도 하며

겨울 본색을 드러내기도 한다.

 

작년 31일엔 사흘간

청가천서남길(청계천, 가양대교, 천호대교, 서울숲, 남산)을 돌아보기도 했다.

올해도 이곳저곳 챙겨 볼 곳이 많아서 꽤 분주할 것 같다.

황사나 미세먼지로 인하여 서울 시내의 공기가 탁하면

남산의 N 타워의 기둥이 야간에 붉은 조명으로 비치고

맑고 상큼한 날은 푸른 조명으로 바뀐다고 들었는데

최근의 일주일 정도는 내내 붉은 조명이었다.

 

아직 멀리 가기에는 여의치 않아 내 여행의 목록 중에서

당일치기가 가능한 곳부터 하나하나 지워나가려는 것이다.

오늘은 수원성으로 방향을 정하고

서울역에서 광역버스 7900번을 타고

수원 동원 고교 정류장에 내려 65번 시내버스를 타고

장안동 정류장에 내려서 탐방을 시작하였다.

입장료는 수원화성은 천 원, 화성행궁은 천오백 원이었다

 

장안문을 시작으로 4대문(팔달문,장안문, 화서문,창룡문)

동서남북의 장대, 포루, 봉돈, () 암문, 각루, 노대, 적대 등의

성의 방어를 위한 각종 시설을 순찰하듯 돌아보았다.

특히 효원의 종에서 종로의 보신각종을 타종하는 기분으로

천천히 그리고 힘을 주어 세 차례 타종하였다.

 

성의 시설물은 41개소이며 미복원 시설은 7개소라 하며

1796년은 지금부터 218년 전이며

우리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인 증고조 시절이 되지 않을까 한다.

나의 느낌은 그다지 먼 옛날 얘기는 아닌 것 같지만

젊은이들의 삶의 속도로 보면 아득한 시대가 되겠지.

 

도시의 딱딱한 도로로만 다니다가

잔디와 부드러운 흙길을 걸으니

모든 관절이 기름칠해 놓은 베어링처럼

원활하게 작동을 하는 것 같다.

둘러보니 약 두 시간 정도 걸렸으며

시작점인 장안문에 도착하여 화성행궁까지 걸어갔다.

 

수원화성이 남한산성 북한산성 등을 합쳐 수원화성으로 압축한 것처럼

화성행궁은 서울의 4대 왕궁을 압축하여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화성행궁인 이곳에서 대장금, 왕의 남자, 뿌리 깊은 나무,

해를 품은 달 등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하기도 했단다.

화성행궁의 후원의 언덕에는 소나무 숲이 있어 휴식 공간으로

참 좋았다.

아쉬운 점은 수원화성 박물관을 미처 보지 못하고

배고픔을 핑게로 수원역으로 곧장 걸어 와 버린 것이다.

수원역 인근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추어탕 집으로 들어갔다.

 

수원화성은 조선조 제 22대 정조대왕이 1794(정조 18) 1월에 착공하여

29개월 후인 17969월에 완공하였다.

아버지 장현세자에 대한 효심으로 부친의 원침을 수원 화산으로 옮기며

건축물을 과학적이며 실용적으로 축조하였다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크게 파손되었는데

1975화성성역의궤에 의거 보수 복원하였고

199712월 이태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고 한다.

 

 

 

 

 

 

 

 

 

 

 

 

 

 

 

 

 

 

 

 

 

 

 

 

 

 

 

 

 

 

 

 

 

 

 

 

 

 

 

 

 

 

 

 

 

 

 

 

 

 

 

 

 

 

 

 

 

 

 

 

 

 

 

 

 

 

 

 

 

 

 

 

 

 

 

 

'조선의 왕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구릉,태릉  (0) 2015.11.07
서오릉,서삼릉 다녀오다.  (0) 2014.05.01
왕릉의 구성  (0) 2014.02.26
왕릉과 풍수  (0) 2014.02.26
왕의 이름  (0) 2014.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