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배롱나무 계절에 들은 소식

능선 정동윤 2014. 9. 29. 15:19

배롱나무 계절에 들은 소식/정동윤

 

 

 

배롱나무 아시죠?

남부 지방의 포근함이

긴 가지에 매끄럽게 밴 나무.

무더운 풀빛 계절에

백일 동안 꽃 피워내는

은근한 나무 아닌가요?

 

지난 해 추석 지나

중부 지방까지 올라 온 배롱나무

남산에 활짝 피었을 때

십 년의 사랑 백 년을 약속한,

스마트폰에 담긴 신랑

살며시 보여주는

신부의 작은 얼굴은

한가위 보름달보다 밝았지요.

 

꽃샘바람이 차가운

보름달도 하얗게 언 이월에

새끼로 온몸 감고

깊은 묵상에 잠긴 배롱나무 사이로

그 나무와 닮은 신랑과

더 멀리 가기 위해

배낭을 꾸린다고 합니다.

 

결혼의 배낭 등에 지고

먼 길 떠나는 신랑 신부

함께 있어도 그리워하는

아름다운 출발에

배롱나무 꽃망울 터지듯

진심 어린 축하 맘껏 누리시길 바랍니다.

 

-어릴 때부터 지켜 본 아빠의 친구가-.

 

홍원이 딸 윤희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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