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생각이 난 듯 섬에나 다녀 오자는 기헌이의 제안을 받고
쉽게 승락을 하고는 토요일 두 군데 가야 할 결혼식장은 인편으로 부탁하고
보령의 대천항으로 내달렸다. 홍천에서 태석이도 태우고..
장사도와 고대도를 둘러보고 올 계획이었다..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육지로부터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은 중소기업 대표들,
머리를 짓누르는 경영의 압박을 피해서
잠시나마 휴식을 갖자는 의미에서 의기투합을 하였다.
바다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 아닌가.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던가 아니면 해발 0M에서 다시 출발하던가?
섬에 있는 산들은 높이가 100M 만 되어도 몹시 높은 산이다.
그들은 거품도, 봐주기도, 접어주기도 없이 바닷물을 기준으로 높이를 말할 뿐이다.
술 안주로 쭈꾸미나 갑오징어라도 잡아볼까하고 닐 낚시대를 준비하였으나 영 입질이 좋지 않았다.
사진만으로는 누가 낚시를 잘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눈 먼 물고기라도 전문가의 솜씨는 알수 있을 것이다.
어떤 물고기도 우리를 인정해 주지 않았다. 우리는 민박집 주인의 배려로 겨우 생선맛을 볼 수 있었다.
가을은 부르지도 않았지만 스스로 찾아오고,
노란 은행알이 도로 위에서 뒹굴며 고약한 냄새를맡을 수 있으면 가을은 성큼 다가선다.
좀 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느긋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들은 한계를 절감하고 서둘러 숙소로 돌아왔다.
수평선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오늘 하루 충실히 살아 온 자신을 위로하며
뒤따라오는 어둠에 지친 몸과 마음을 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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