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길(山 능선)

선자령길

능선 정동윤 2017. 2. 17. 09:20

 

 

 

 

 

 

 

 

 

 

 

 

 

 

 

 

 

선자령 길/정동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2월 선자령 남서풍이선자령길

군기 잡겠다고 덤벼드니

모두 정신 바짝 차린

훈련병이 되어

스패츠 아이젠 방한모 선글라스

척척척 장착하였다.

 

선자령 능선길은

눈이 젖어지도록 파란 하늘

사람도 업어가려는

고집 센 깡바람,

빙글빙글  조롱하듯

내려다보는 풍력발전기

등산화를 물고 늘어지는

심술꾼 춘니의 질척거림도

뿌리치며 걸었다

 

돌아오는 아늑한 계곡 길엔

넉넉히 남아 있는 하얀 눈

깡바람이 빠져나간 평화 속에

얼굴 가득 여유로운 웃음이

얼음 아래 졸졸 봄소리 들으며

눈밭 속의 상큼한 휴식도 가졌다.

 

황태 덕장 황태해장국집에서

황탯국과 술 한 잔, 물 한 잔

걷기는 고급, 등산은 초급

선자령 다녀온 노곤한 사람들

버스는 쿨쿨 잠을 태우고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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