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의 밤 산책
달빛도 아슴하고
별빛도 희미한
오직 어둠만은 뚜렷한
횡성 휴양림의 밤
가로등 없는 숲길
손전등도 꺼버린 채
이슬 내린 덱 길에서
구름에 살짝 가린
열이틀 상현달
수줍게 속삭이는
별들의 빛나는 삶
귀 기울여 듣고 싶어
밤 하늘 바라보며
머뭇거리는 숲길
간간이 걸음 멈추고
별 헤는 밤의 윤동주,
집시의 기도 노숙자 장금,
부안의 자랑 기생 이매창,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리운 류시화,
가야 할 때를 잘 아는
낙화의 이형기를 불러내어
시를 듣는 밤길
타박타박 걷다 멈추니
보이지 않는 미소
흥건하게 넘치는
가을밤은 포근하였다.
밤길 함께 걸은 사람
새벽길도 걷자며
어둠 밖으로 떠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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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그대 잠들지 않았다면
창 밖을 보시게
겨울 나무 위에
꽃처럼 피어있는
은빛 별들
초저녁 기다린 별이
새벽녘에 찾아와
잠 깨어 뒤척이는
내 방을 들여다보네
그대 잠들지 못했다면
창 밖의 별들
외로움 헹구어 내듯
그윽하게 바라보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