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횡성의 밤 산책/별

능선 정동윤 2019. 5. 18. 12:24

횡성의 밤 산책

 

 

달빛도 아슴하고

별빛도 희미한

오직 어둠만은 뚜렷한

횡성 휴양림의 밤

 

가로등 없는 숲길

손전등도 꺼버린 채

이슬 내린 덱 길에서

구름에 살짝 가린

열이틀 상현달

 

수줍게 속삭이는

별들의 빛나는 삶

귀 기울여 듣고 싶어

밤 하늘 바라보며

머뭇거리는 숲길

 

간간이 걸음 멈추고

별 헤는 밤의 윤동주,

집시의 기도 노숙자 장금,

부안의 자랑 기생 이매창,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리운 류시화,

가야 할 때를 잘 아는

낙화의 이형기를 불러내어

시를 듣는 밤길

타박타박 걷다 멈추니

보이지 않는 미소

흥건하게 넘치는

가을밤은 포근하였다.

 

밤길 함께 걸은 사람

새벽길도 걷자며

어둠 밖으로 떠나왔네.

 

ㅡㅡㅡㅡㅡㅡ

 

그대 잠들지 않았다면

창 밖을 보시게

겨울 나무 위에

꽃처럼 피어있는

은빛 별들

초저녁 기다린 별이

새벽녘에 찾아와

잠 깨어 뒤척이는

내 방을 들여다보네

그대 잠들지 못했다면

창 밖의 별들

외로움 헹구어 내듯

그윽하게 바라보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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