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수수꽃다리

능선 정동윤 2019. 5. 19. 16:50

수수꽃다리

 

 

드디어

수수꽃다리 향기가 번집니다.

연희숲속쉼터 아래

봄의 정원을 돌다가

보랏빛 향기에 멈췄지요.

 

이파리 몇 장 따서

이로 살짝 깨물어 보라 합니다.

식욕이 왕성한

초등학교 2학년 11명은

씹어 삼킬 듯 덥빕니다.

모두 맛볼 때까지

느낌을 말하지 말라고 했지요.

 

다투어 맛을 보고는

동시에 퉤퉤 뱉어내고

눈살 찌푸리고

한바탕 떠들썩합니다.

한약을 많이 먹었다는 여자아이는

맛있다고 능청을 떨고요.

눈이 초롱초롱한 남자아이는

담임선생님께 가져가겠다고

두 장을 이름표 뒤에 넣어갑니다.

꽃말이 "첫사랑의 아픔"이라고

들려주었답니다.

 

올해는

꽃들이 일찍 찾아오네요.

싱그런 아이들의 웃음처럼

하늘도 구름 한 점 없는 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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