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꽃다리
드디어
수수꽃다리 향기가 번집니다.
연희숲속쉼터 아래
봄의 정원을 돌다가
보랏빛 향기에 멈췄지요.
이파리 몇 장 따서
이로 살짝 깨물어 보라 합니다.
식욕이 왕성한
초등학교 2학년 11명은
씹어 삼킬 듯 덥빕니다.
모두 맛볼 때까지
느낌을 말하지 말라고 했지요.
다투어 맛을 보고는
동시에 퉤퉤 뱉어내고
눈살 찌푸리고
한바탕 떠들썩합니다.
한약을 많이 먹었다는 여자아이는
맛있다고 능청을 떨고요.
눈이 초롱초롱한 남자아이는
담임선생님께 가져가겠다고
두 장을 이름표 뒤에 넣어갑니다.
꽃말이 "첫사랑의 아픔"이라고
들려주었답니다.
올해는
꽃들이 일찍 찾아오네요.
싱그런 아이들의 웃음처럼
하늘도 구름 한 점 없는 봄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