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6)
내시묘역길, 효자길, 충의길은
조선 후기 '성저십리' 밖의
언저리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박석고개 너머 산소 이야기들
내시묘역길, 효자길은
역사의 자투리 지역이라
걷기에만 집중합니다.
겨울의 한복판을 관통하며
도심에서 맛보지 못했던 눈길
걷기 좋아하는 도반들은
개울물 소리내며 흘러가듯
재잘재잘 줄지어 지나갑니다.
눈이 내린 지 며칠이 지났지만
코스마다 아이젠이 필요한 만큼
소복하게 눈이 남아있고
그냥 걷기가 밋밋할까 봐
언덕도 골고루 엎드려 있습니다.
오늘 걷는 길의 백미
백운대 일대의 봉우리들과
숨겨진 '숨은벽능선'을 조망하는
충의길 전망대에서는
스마트폰들이 갑자기 뜨거워집니다.
누군가의 전화 소리도 들립니다.
"눈길이 걷기도 좋고
공기도 너무 좋아" 라는
조금 들뜬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이곳의 맑은 공기가
상대방 귓속으로
쏙쏙 빨려 들어갈 것만 같습니다.
서울에서 은평구 일대가
가장 공기가 좋다는 걸 알게 되지요.
하늘 높이 외치고 싶습니다.
아,이 상큼한 걷기 중독의 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