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환청

능선 정동윤 2020. 10. 2. 18:20
환청

비 내리는 새벽에
미역 다발을 챙겨
한 달간 산후조리차
중미 파나마로
훌쩍 떠난 아내

혼자 남아
열흘은 허전하게
또 열흘은 외롭게
나머지 열흘은 기다리며
잠들겠지요

귀국하는 날도
오늘처럼 비가 내리면
우산 하나로
빗소리 들으며
팔짱하고 집에 올까요

떠난 지 이틀 만에
환청으로 들리는
아내 목소리
아휴,
큰 가방이 두 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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