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이 풍경을 고르면
풍경은 화폭으로 스르르 들어오고
시인이 풍경을 품으면
풍경은 문자로 찍혀 나온다.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
그들만의 눈빛은
일상의 걱정이나 관심보다
훨씬 그 너머를 응시한다.
키 큰 색소폰 연주자가
내 둥지 근처에 얼씬거리다
자유에 지쳐
언제 갔는지 모르게 떠났고,
풍경을 담아 가는 화가들이
내 울타리에 스며들었다가
태양이 빛을 거두기도 전에
소리 없이 떠나버렸다.
영혼과 행동이 자유롭다는
꿈같은 예술혼을 지닌 사람들,
무심히 떠나가는 그들 뒤의 그림자
그 무채색 그늘이 늘 아련하였다.
'나의 이야기(市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나무에 취하다 (0) | 2020.11.07 |
---|---|
숲속의 이이들 (0) | 2020.11.06 |
사랑한다면 (0) | 2020.11.05 |
한양, 옛 지도 위로 걸으면 (0) | 2020.11.05 |
겨울 심부름꾼의 발길 (0) | 2020.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