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눈 내린 고궁

능선 정동윤 2022. 12. 17. 17:27

눈 내린 고궁/정동윤

눈이 오는 날은 태백산보다
고궁으로,
창경궁으로 가자

금천교 지나 명정문
사각사각 들어가 보면
문무 품계석이 꼿꼿이 서 있고

명정전 하얀 기와 지봉 잡상과
화려한 단청
투명 고드름의 조화

넓은 조정은 왕의 걸음으로
줄 이은 행랑은
무수리의 눈으로 바라보자

눈 덮인 춘당지
여백이 주는 하얀 여유는
선물로 받아 오고

눈 오는 날의 고궁엔
내 생애 아름다운 날의 하루가
눈 속에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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